오사카4. '마음 대 마음'으로

괴나리봇짐

'마음 대 마음'으로

 

이 글은, 1999년 9월 22일(수) ~ 26일(일)

<교황청 어린이전교회 산하 어린이순례선교단>과 함께 한

일본 오사카 지역 선교활동을 정리한 것입니다.

 

예상못한 면접심사?!

첫 공연장소인 이마이치 성당에 도착하니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던 신자분들과 어린이들이 반겨 맞아 주었다.

우선 조별로 한.일 어린이들간의 만남과 대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헌데 우리 아이들은 3개조로 편성했는데 이마이치 성당 측에선 아이들을 2팀으로 나누었나보다.

결국 우리 조는 어른들과 자리를 하게 되었다. 우리말이 무척 서툰 교포 2세분을 통역으로 모시고. ㅡ..ㅡ;;

 

서울에서 미리 만남에 대비한 연습(?)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슨 면접이나 인터뷰 심사 대형으로(!) 앉게 되자 아이들은 완전히 얼어 버려서 예상문제(?!)에 없던 질문에는 물론이고 준비했던 이야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열심히 과자만 먹어댔다.

녀석들.. 다 큰것처럼 큰소리쳐도 아이들은 영락없는 아이들이다. 등줄기에서 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

 

일본 신자분들은 한국에서 어린이들의 선교활동이 보편화되어 있는지 궁금해 했다. 선교사가 되기 위해 어떤 교육과정을 거치는지와 교회 안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내용과 활동에 대해서도 물었다.

어르신 한 분은 종이와 크레파스를 가져오셔서 유라시아 대륙에서부터 중국, 북조선, 한국으로 이어지는 지도를 그려보이는 것으로 우리들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셨다.

예상했던 것과 같은 아이들끼리의 정겨운 시간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에게나 일본 신자분들께나 내게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선교는 마음 나눔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 강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첫공연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긴장했다.

함께 기도를 하고 손도 한번씩 잡아주었다.

 

선교단에 대한 소개가 시작되고

동요 합창, 가야금 산조와 부채춤이 이어졌다.

몸에 달라붙는 타이즈를 질색하던 아이들도 순교 성인을 형상화한 무언극을 막상 무대에 올리자 의상이나 분장 같은 것에 신경쓰지 않고 참 열심히 했다.

내 즉흥연주로 곁들인(ㅡ..ㅡv) 배경음악까지 더해져 객석에선 일본 신자, 한국 신자, 아이, 어른 없이 작은 감동들이 번져가는 얼굴이었다.....고 나중에 전해들었다.

누군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하니 말이 통하지 않는 이방인인들 어떠랴. 마음이 통하는 것을..

일본성가와 '고향의 봄'을 바이올린, 플룻으로 연주하고, 남자 아이들의 귀여운 율동이 곁들여진 동요와 어린이 성가를 합창하는 것으로 공연을 마쳤다.

 

긴장감이 아이들을 자극했는지 첫공연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조촐한 인원의 관객이었지만 마음이 담긴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선교는 붙들고 말로 설교하고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신 하느님을 마음 대 마음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할 수 있었다.

 

성당에서 답례(?)를 하겠다고 했다.

어린 자매 둘이 일본 전통 무용을 선보였다.

부모를 찾아 산전수전 우여곡절을 겪는 아이들 이야기라고 하는데,

특유의 무표정 연기를 참 깜찍하게 잘도 했다.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먼훗날을 기약하며 떠나야 했다.

신자분들이 성금을 모아주셨다.

6만엔(약 60만원)이 넘는 금액..

평소 주일미사 헌금이 1만엔(약 10만원)을 넘지 못하는 곳이라고 한다.

일본 명절인 추분절이라 사람들도 많이 모이지 못한 상황에서 그렇게 큰 돈을 마련해주신 것은 일본 가톨릭 교회가 놀랄 일이라고..

그저 감사할 따름..

 

수도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준석이가 한눈 팔다가 엉뚱한 곳으로 표를 내고 나가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사님 덕분에 겨우 수습은 되었지만 이미 날이 어두워진데다가 인도가 좁아 아이들 걱정에 신경이 곤두섰다.

 

수도원에 도착하니 원장신부님(스페인 분으로 일본에 오신지 40여년 되셨다고..)과 교장선생님께서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고 계셨다.

수도원 뒷마당에 둘러서서 간장 고기 소스 얹은 바비큐와 김, 다시마가루 얹은 주먹밥에 과일 샐러드, 가지볶음, 좀 느끼한(!) 맛인 음료수와 보리차, 맥주로 거하게 저녁을 들며 첫공연 치른 아이들을 격려했다.

 

나 역시도 수고 많이 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며 상으로 전날 못 마신 <기린> 맥주를 몇 캔 마셔 주었다. ^^v

 

아이들은 일본 천주교회에 대한 강의 시간을 갖고, 어른들은 하루를 정리하고 다음날 준비를 점검했다.

물론 이 날도 아이들은 쿵쿵쟁이들이 되어 밤새 지신밟기(?!)를 했고 그 녀석들과 씨름하느라 지친 어른들은 일찌감치 골아떨어졌다.

 

 

04.02.01 IRENE

후기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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