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3. 다카츠키 성당에서 만난 하느님

괴나리봇짐

다카츠키 성당에서 만난 하느님

 

이 글은, 1999년 9월 22일(수) ~ 26일(일)

<교황청 어린이전교회 산하 어린이순례선교단>과 함께 한

일본 오사카 지역 선교활동을 정리한 것입니다.

 

버스에서 만난 일본

잠을 잔건지 만건지.. 눈동자에 핏줄이 선연했다. ㅡ..ㅡ;

밤새 쿵쿵대던 아이들은 새벽녘에야 잠이 들어 조금 더 자게 놔두고 어른들끼리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신부님께서 반주할 사람이 있으면 오랜만에 올갠을 한 번 울려보자셨다.

아쉽게도 내 실력은 미사 반주할 정도는 못 되었다.

 

혜석이를 부르러 아이들 방에 갔더니 아이들 몇이 보이지 않았다.

놀라서 수도원을 이리저리 찾아다니다가 혹시나 하는 불길한 마음으로 현관문을 여는 순간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녀석들.. 세상에, 겁도 없지! 야단을 쳐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다. ㅡ..ㅡ+

 

미사를 마치고 아이들을 깨우니, 지겹도록 안 자던 녀석들은 역시나 지겹도록 안 일어난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빵에 삶은 달걀, 사과와 마늘버터, 직접 길러 담그신 무화과쨈과 우유로 거하게 아침을 먹고, 도보 + 버스 + 지하철을 이용해 다카츠키 성당으로 이동했다.

 

버스 승객들은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우리를 너그럽게 용서하고 신기한 듯 말을 걸어왔다.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한 청년이 더듬거리는 말투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교포라는 할아버지께서는 끝내 눈물을 보이시고, 일본 할머니 두 분은 봉숭아 물들인 손에 관심을 보이시고..

손짓, 발짓, 우리말, 일본말, 영어 등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겨운 대화가 오고 갔다.

그리고.. 내 안에서 뭔가가 깨어지는 것을 느꼈다.

 

다카츠키 성당과 다카야마우콩 그리고 뜻밖의 환대

다카츠키 성당은 다카야마우콩 서거 350년을 기념하여 1962년에 세워졌다.

[위 사진 : 다카츠키 성당 안내 팜플렛]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인 1946년에 고다구치요시고로 대주교가 <다카야마우콩기념비>와 <기념성당> 건립을 계획하였고 많은 사람들의 기도의 힘으로 16년 뒤인 1962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위 사진 : 다카츠키 성당과 다카야마우콩 동상 및 기념비]

 

원래 우리 계획은 그곳에 계신 글라렛선교수녀회 한국 수녀님(안젤라 수녀님) 안내로 간단히 성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바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성당에 도착해보니 신자분들이 죄다 나오셔서 점심도시락과 후식인 과일에 차가운 물까지 준비하고 기다리고 계시지 않은가!

일본 교회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일본에 계신 수사님들이 더 놀라워 했다.

 

게다가 다카츠키 성당과 다카야마우콩을 비롯한 성인들의 생애를 오랜 세월 연구하셨다는 학자분이 3시간짜리 강의를 준비해 오시기까지!

겨우 부탁드려서 30분동안 강의를 듣고 그 분의 안내를 받아 인근 성지를 둘러보았다.

 

주님안에 우리 모두 한 형제~♬

신학교로 이용했다는 신사에서 듣는 가톨릭 교회와 성인들에 관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웠다.

언제나 적과 같은 느낌이었던 일본, 일본교회가, 일본 신자들이 한 형제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위 사진 : 신사에서 듣는 일본 천주교회사. 통역하시는 사베리오 수사님과 하품하는 지선이. ^^;]

 

새우튀김과 햄버거 스테이크 도시락을 먹고 각종 일본 과자를 담아 만든 종합선물세트(!)에 손수 일일이 접어 만든 4중 박스(열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하는) 속에 성모님 메달을 넣은 선물까지 받고나니 그냥 그대로 떠날 수가 없었다.

우리 아이들, 의기투합하여 예정 없던 작은 공연을 마련했다. 예상 외의 호의를 베풀어 주신 그곳 신자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뜨거운 박수와 포옹..

서로 몸에 지닌 것들을 나누고..

심지어 하고 있던 귀걸이까지 빼주시는 어느 어머님과 단박 안겨들어 눈물 흘리는 우리 아이들 모습에서 전해지는 따듯한 무언가가 마음에 조용히 번졌다.

 

우리의 이 짧은 만남과 헤어짐을 아쉬워함일까?

갑자기 여우비가 무섭게 쏟아졌다.

그치겠거니 기다렸지만 비가 길어지면서 다음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걱정스러웠다.

 

어머님들이 모이셔서 뭔가 상의를 하시더니 어느새 어디선가 우산을 한아름 들고 오셨다.

그렁그렁한 눈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우산 하나와 차가운 생수 한 병씩을 받아 들고 버스에 올랐다.

 

 

04.02.01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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